배당성장주 vs 고배당주 (수익률 비교, 배당소득세, 종목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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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을 고르는 게 당연히 유리하지 않을까요? 저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배당주에 입문하면서 수익률 표를 펼쳐놓고 높은 순서대로 담았는데, 5년 뒤에 계좌를 정리해 보니 수익률이 낮아 보였던 종목들의 총수익이 오히려 더 커져 있었습니다. 그 차이가 어디서 생겼는지, 직접 비교하며 알게 된 것들을 정리해 봤습니다.

수익률 표만 보고 종목 선택했더니 생긴 일

배당수익률(Dividend Yield)이란 현재 주가 대비 연간 배당금의 비율을 뜻합니다. 즉, 주가가 1만 원인 주식이 1년에 600원을 배당하면 배당수익률은 6%가 되는 겁니다. 처음 배당주를 접했을 때 저는 이 숫자 하나만 보고 종목을 정렬했고, 5% 이상짜리를 우선적으로 담았습니다. 그때는 이게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이 접근법에는 치명적인 구멍이 있습니다. 배당수익률이 높다는 건, 주가가 낮다는 뜻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주가가 먼저 크게 빠진 뒤 배당금이 그대로 유지되면, 수익률 숫자만 보면 갑자기 매력적인 종목처럼 보입니다. 제가 직접 겪어봤는데, 나중에 그 기업의 배당 이력을 파고들어 보니 2년 전에 배당을 한 번 삭감했다가 회복한 흔적이 있더군요. 그걸 미리 확인하지 못했던 게 실수였습니다.

반면 배당성장률(Dividend Growth Rate)은 연도별로 배당금 자체가 얼마나 늘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이 숫자는 종목 스크리닝 화면에서 배당수익률과 별도로 확인해야 하는데, 저는 처음에 이걸 아예 열어보지 않았습니다. 두 지표를 함께 봤어야 했는데, 하나만 보고 판단했던 게 이후 5년간의 수익 격차를 만들어낸 출발점이었습니다.

고배당주는 배당이 정체되고 배당성장주는 매년 배당이 늘어나는 것을 비교하는 그래프

5년 수익률 비교와 배당소득세, 계좌를 열어봤을 때의 현실

5년 전에 각각 500만 원씩 고배당주 그룹과 배당성장주 그룹으로 나눠 넣었습니다. 고배당주 그룹은 처음부터 배당수익률 6%대로 시작해서 5년 내내 그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매년 꼬박꼬박 배당이 들어오는 건 좋았지만, 주가는 거의 그 자리였습니다. 배당을 모두 합산한 5년 누적 총수익은 약 35% 수준이었습니다.

배당성장주 그룹은 처음엔 배당수익률이 2%대라 솔직히 초반에 답답했습니다. 들어오는 배당금이 고배당주 쪽의 3분의 1도 안 됐으니까요. 그런데 매년 배당금이 조금씩 올라가더니, 5년 후에는 최초 투자금 기준 배당수익률이 4%대까지 올라가 있었습니다. 여기에 주가 상승분까지 더하면 5년 누적 총수익이 약 68%, 고배당주 그룹의 거의 두 배에 달했습니다.

세금 측면에서도 차이가 있었습니다. 배당소득세(Dividend Income Tax)란 배당금을 받을 때 원천징수되는 세금으로, 국내에서는 배당소득의 15.4%가 기본 세율입니다. 고배당주 그룹은 초반부터 배당금 자체가 크다 보니 세금으로 빠져나가는 금액도 컸고, 재투자할 수 있는 실질 현금이 그만큼 줄어들었습니다. 배당성장주 그룹은 초반엔 배당금 절대액이 작아서 세금도 적게 냈고, 그 차이가 복리로 쌓이며 총수익 격차를 한 번 더 벌리는 역할을 했습니다.

두 그룹의 차이를 항목별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1. 초기 배당수익률: 고배당주 6%대 vs 배당성장주 2%대
  2. 5년 후 누적 총수익(배당+주가): 고배당주 약 35% vs 배당성장주 약 68%
  3. 배당소득세 부담: 고배당주가 초반부터 세금 절대액이 크고, 배당성장주는 초반 세금 부담이 낮아 재투자 여력이 더 크게 남음
  4. 주가 흐름: 고배당주는 대체로 정체, 배당성장주는 이익 성장과 함께 주가도 우상향

다만 고배당주가 완전히 불리한 건 아닙니다. 은퇴 직후처럼 당장 생활비가 필요한 시기라면, 배당성장주의 2%짜리 배당으로 생계를 맞추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그 상황에서는 6%대 배당이 즉각적인 현금흐름을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여전히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고배당주와 배당성장주의 5년간 누적 총수익을 비교하는 막대그래프

배당성장주를 고를 때 제가 실제로 확인하는 것들

배당성장주를 고르면서 한 가지 중요한 개념을 알게 됐습니다. 배당성향(Payout Ratio)이란 기업이 순이익 중 몇 퍼센트를 배당으로 지급하는지 나타내는 비율입니다. 이 수치가 90%를 넘는다면, 사실상 버는 돈 거의 전부를 배당으로 쓰고 있다는 뜻이어서, 이익이 조금만 줄어도 배당을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저는 배당성향이 60% 이하면서 배당을 10년 이상 늘려온 기업을 우선적으로 살펴보는 편입니다.

그런데 배당을 꾸준히 늘려왔다는 것만으론 부족합니다. 그 배당 재원이 어디서 나오는지도 봐야 합니다.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이란 기업이 설비 투자 등 필수 지출을 모두 하고 남은 실질 현금을 말합니다. 배당을 늘릴 수 있는 기업은 결국 이 잉여현금흐름이 꾸준히 늘어난 기업입니다. 이익이 장부상으로만 늘고 실제 현금은 쪼그라드는 기업이라면, 배당을 늘린다고 해도 언제까지 지속될지 믿기 어렵습니다. 제가 직접 몇 군데 기업 재무제표를 열어보면서 이 부분을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미국 배당주 투자를 고려한다면 배당귀족(Dividend Aristocrats)이라는 개념도 참고가 됩니다. 배당귀족이란 S&P 500에 포함된 기업 중 25년 이상 연속으로 배당을 늘려온 기업들을 가리키는 명칭입니다. 이 기준을 충족하는 기업 목록은 S&P Dow Jones Indices 공식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저는 국내 종목 중에서도 비슷한 기준, 즉 10년 이상 배당을 늘려왔고 배당성향과 잉여현금흐름이 뒷받침되는 곳을 우선 스크리닝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걸러내는 기준도 생겼습니다. 배당수익률이 갑자기 7~8%대로 높아진 종목을 보면, 저는 먼저 최근 1~2년 주가 흐름을 확인합니다. 주가가 절반으로 빠진 뒤 배당은 그대로인 경우, 수익률 숫자만 보면 매력적이지만 실제로는 기업이 무너지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이런 착시 현상을 배당 함정(Dividend Trap)이라고 부르는데, 배당을 삭감하거나 중단한 이력이 있는 기업일수록 이 함정에 빠지기 쉽습니다.

지금 저는 이 두 그룹을 어떻게 나눠 담고 있는가

지금은 자금의 목적에 따라 두 그룹의 비중을 다르게 가져가고 있습니다. 단기적으로 쓸 돈이나 은퇴 후 생활비에 가까운 자산은 고배당주 비중을 높게 두어 꾸준한 현금흐름을 만들고, 10년 이상 건드리지 않아도 되는 장기 자산은 배당성장주 위주로 담아 배당과 주가가 함께 자라도록 내버려 두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운용하다 보면 배당성장주 쪽에서 배당금이 매년 조금씩 올라가는 게 숫자로 보입니다. 처음엔 그게 별것 아닌 것처럼 느껴지는데, 3~4년이 지나면서 최초 투자금 기준 실질 배당수익률이 서서히 올라가는 걸 직접 체감하면 생각이 달라집니다. 배당성장주의 진짜 매력은 지금이 아니라 5년, 10년 뒤에 열리는 구조입니다.

한국거래소(KRX)에서 발표하는 배당 관련 지수 정보도 국내 배당주 종목 파악에 참고가 됩니다. 한국거래소 공식 사이트에서는 배당 관련 지수 구성 종목과 배당 이력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어서, 처음 배당주 투자를 시작할 때 스크리닝 기초 자료로 활용하면 좋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배당성장주와 고배당주 중에 초보자는 어떤 걸 먼저 시작하면 좋을까요?

A. 투자 기간이 5년 이상이고 당장 배당금을 생활비로 쓸 계획이 없다면, 배당성장주 위주로 시작하는 게 장기적으로 유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배당이 들어오는 감각 자체를 익히고 싶다면 고배당주 일부를 섞어 넣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배당수익률 하나만 보고 고르지 않는 것입니다.

Q. 배당성향이 높아도 괜찮은 경우가 있나요?

A. 리츠(REITs)처럼 법적으로 이익의 대부분을 배당해야 하는 구조의 기업은 배당성향이 90%를 넘어도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다릅니다. 일반 제조업이나 서비스업 기업에서 배당성향이 90% 이상이라면 주의가 필요하지만, 섹터 특성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은 알아두시면 좋겠습니다.

Q. 배당 함정을 피하려면 어떤 기준으로 종목을 걸러야 하나요?

A. 배당수익률이 갑자기 7% 이상으로 높아진 종목은 우선 최근 1~2년간의 주가 흐름을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주가 하락이 수익률을 높인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더해 과거 배당 삭감 또는 중단 이력이 있는지, 잉여현금흐름이 배당금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인지 함께 보면 함정을 상당 부분 피할 수 있습니다.

Q. 배당성장주는 언제부터 배당수익률이 고배당주 수준으로 올라오나요?

A. 개별 종목의 배당 증가율에 따라 다르지만, 연간 배당 증가율이 7~10% 수준인 기업이라면 10년 후에는 최초 투자금 기준 실질 배당수익률이 고배당주 초기 수준을 넘어설 수 있습니다. 이걸 흔히 투자원금 기준 수익률, 즉 코스트 온 필드(YOC, Yield on Cost)라고 부릅니다. 지금 당장의 수익률만 보지 않고 이 수치가 어떻게 바뀌는지 시뮬레이션해 보는 것도 종목 선택에 도움이 됩니다.

배당주 투자에서 수익률 숫자는 출발점일 뿐, 전부가 아닙니다. 5년을 직접 운용해 보고 나서 확실히 느낀 건, 지금 당장 들어오는 현금과 시간이 지나며 불어나는 총수익은 전혀 다른 게임이라는 점입니다. 자신의 자금이 언제 필요한지, 얼마나 기다릴 수 있는지를 먼저 정하고, 그 목적에 맞게 두 그룹의 비중을 나눠 담는 것이 배당주 투자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판단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