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지표·PMI 읽기 (비농업고용, PMI선행, 포트폴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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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한동안 경제지표 발표일을 그냥 흘려보냈습니다. 주가가 갑자기 3% 넘게 빠지는 날 뉴스를 열면 "예상보다 강한 고용지표"라는 제목이 떠 있었는데, 처음엔 그게 왜 주가를 흔드는지 전혀 감이 오지 않았습니다. 고용이 잘됐다는 게 나쁜 소식이라니, 직관적으로 납득이 안 됐거든요. 비농업고용지수(NFP)와 구매관리자지수(PMI)를 하나씩 뜯어보고 나서야 그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고, 지금은 이 두 지표를 포트폴리오 조정의 기준점으로 삼고 있습니다.

고용이 좋으면 주가가 오르는 게 아니었다

제가 처음 비농업고용지수(NFP)라는 용어를 접했을 때, 솔직히 "이게 나랑 무슨 상관이지?"라고 생각했습니다. NFP란 농업 부문을 제외한 미국 전체 일자리의 증감을 매달 첫째 주 금요일에 발표하는 지표로, 미국 노동부에서 집계합니다. 흔히 '월간 고용보고서'라고 불리며, 시장에서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경제지표 중 하나입니다.

일반적으로 고용이 잘되면 경기가 좋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건 절반만 맞는 얘기였습니다. 시장이 NFP를 보는 방식은 숫자 자체보다 그 숫자가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먼저 따집니다. 연방준비제도란 미국의 중앙은행 역할을 하는 기관으로, 기준금리를 올리거나 내리는 결정을 내립니다. 고용이 예상보다 많이 늘었다는 건 임금 상승 압력이 커진다는 뜻이고, 이는 곧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에 Fed가 금리를 낮추지 않을 이유가 생깁니다.

그 결과가 바로 "좋은 뉴스가 나쁜 뉴스"라는 시장 격언입니다. 저는 이 표현을 처음 봤을 때 말장난처럼 느껴졌는데, 지표 발표 후 실제 시장 반응을 몇 번 지켜보고 나서야 이게 농담이 아니라는 걸 알았습니다. 고용이 시장 예상치(컨센서스)를 크게 웃돈 날, 나스닥이 2% 넘게 빠지는 장면을 직접 목격한 이후부터는 발표 전에 예상 시나리오를 먼저 그려두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반대로 고용이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오면 경기 둔화 우려가 생기는 동시에, 금리 인하 기대감이 올라가면서 주가가 오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두 방향이 상황에 따라 반전되기 때문에, 지표 숫자만 보고 즉각적으로 매매 버튼을 누르는 건 상당히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고용지표 발표 후 시장이 금리 전망에 따라 다르게 반응하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보여주는 인포그래픽

PMI가 먼저 말해주는 것들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제가 지표 공부를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실용성을 느꼈던 지표입니다. PMI란 제조업이나 서비스업 분야의 구매 담당자들에게 향후 생산 계획, 신규 주문, 고용 전망 등을 설문해서 도출하는 지수로, 50을 기준으로 이를 넘으면 경기 확장, 밑으로 내려가면 경기 위축을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PMI는 실제 GDP나 기업 실적보다 한두 달 먼저 방향을 가리키는 선행지표(leading indicator)로 알려져 있습니다. 선행지표란 경기의 방향이 실제로 바뀌기 전에 미리 신호를 보내는 지표를 말합니다. 제 경험상 이 선행성은 꽤 실질적으로 작동했습니다. 제조업 PMI가 네댓 달 연속 48~49 사이를 맴돌던 시기가 있었는데, 그 이후 발표된 기업들의 분기 실적에서 수주 감소와 재고 증가가 확인되는 것을 보며 "아, 이게 미리 신호를 주고 있었구나"라는 걸 체감했습니다.

그런데 PMI를 챙겨보다 보면 한 가지 불편한 상황이 생깁니다. 제조업 PMI와 서비스업 PMI가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킬 때입니다. 제가 실제로 겪은 구간에서 제조업 PMI는 49 아래로 내려갔는데 서비스업 PMI는 53을 웃도는 시기가 있었습니다. 이걸 보고 "경기가 좋은 건가, 나쁜 건가"라고 단정 짓기가 어려웠는데, 지금은 이런 엇갈림을 경기 둔화의 전조로 바로 해석하지 않고 산업별 온도 차이로 읽으면서 좀 더 기다리는 쪽을 선택합니다. PMI 하나만 보고 포트폴리오를 바꾸기보다 다른 지표와 방향이 겹칠 때 움직이는 게 훨씬 낫더라고요.

PMI는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에서 매달 발표하며, ISM 제조업지수와 ISM 서비스업지수로 나뉘어 공개됩니다. 무료로 확인할 수 있으니 직접 챙겨보는 것을 권합니다.

PMI 지표가 실제 고용·생산 지표보다 먼저 방향을 보여주는 것을 나타내는 시차 그래프

지금 제가 지표를 보는 방식

지금은 매달 초에 두 가지 일을 미리 해둡니다. ISM PMI 발표일과 NFP 발표일을 캘린더에 표시해두는 것, 그리고 발표 전에 컨센서스 예상치를 미리 확인해두는 것입니다. 컨센서스란 주요 투자은행과 경제 연구기관들이 제시하는 시장 평균 예측값으로, 실제 발표 수치가 이 값보다 크게 높거나 낮을 때 시장 반응이 더 크게 나타납니다.

제가 실제로 쓰는 방식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1. 발표 전날 컨센서스 예상치를 확인하고, 수치가 예상보다 높게 나올 경우와 낮게 나올 경우 각각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 시나리오를 두 가지 그려둡니다.
  2. 발표 당일에는 매매를 자제합니다. 발표 직후 30분은 시장이 과잉 반응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 구간을 지켜보는 것 자체가 정보가 됩니다.
  3. PMI와 NFP가 같은 방향으로 3개월 이상 움직이기 시작하면, 그때 포트폴리오 내 위험자산 비중을 5~10% 범위에서 조정하는 신호로 삼습니다.
  4. 두 지표가 엇갈리는 경우에는 추가 지표(소비자물가지수, 소매판매)를 함께 확인하고 결론을 유보합니다.

예전에는 지표 발표일마다 시장이 크게 흔들리면 덩달아 불안해져서 충동적으로 매도 버튼을 누른 적이 여러 번 있었습니다. 그게 대부분 결과적으로 손실이었습니다. 지금은 발표 전에 시나리오가 어느 정도 정리돼 있으니 실제 숫자가 나와도 크게 당황하지 않게 됐습니다. 이게 지표를 공부한 이후 가장 실질적으로 달라진 부분입니다.

참고로 미국 노동통계국(BLS)에서는 매달 NFP를 포함한 고용 상황 전체 보고서를 무료로 공개합니다. 숫자만 보지 말고 세부 항목인 시간당 임금 상승률과 경제활동참가율도 함께 확인하면 단순 고용자 수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지표가 틀릴 때, 그게 더 중요한 신호다

지표를 공부하다 보면 한 가지 불편한 진실을 맞닥뜨리게 됩니다. 지표가 항상 맞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PMI가 석 달 연속 위축 신호를 보냈는데도 주가가 오른 구간이 있었고, 고용이 깜짝 호조를 기록했는데도 시장이 반응하지 않은 날도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왜 이론대로 안 움직이나"라고 답답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오히려 시장을 이해하는 데 더 좋은 공부였습니다.

일반적으로 지표는 경기의 현재 상태를 반영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시장은 항상 미래를 먼저 가격에 반영합니다. 이미 시장이 경기 둔화를 충분히 반영한 상태라면, 나쁜 PMI가 나와도 주가가 빠지지 않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미 선반영이 됐기 때문입니다. 선반영이란 시장 참여자들이 예상 가능한 정보를 미리 주가에 녹여넣는 현상을 말합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지표 자체의 수치뿐 아니라, "이 지표가 예상보다 나쁜데도 시장이 별로 안 빠진다"는 반응 자체를 더 중요한 신호로 읽기 시작했습니다. 이 관점이 생기고 나서부터는 지표 발표 후 시장 반응을 보는 눈이 조금 달라졌다고 느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PMI 50 기준이 절대적인 건가요, 아니면 방향이 더 중요한가요?

A. 저는 50 기준 자체보다 방향성과 추세가 더 실용적인 신호라고 생각합니다. PMI가 49여도 3개월 연속 올라가는 중이라면 경기 회복의 기운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고, 51이어도 3개월 연속 하락 중이라면 경고 신호로 읽는 게 더 정확합니다. 일반적으로 50이 기준선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추세 방향과 속도가 훨씬 더 많은 걸 말해줍니다.

Q. NFP 발표일에 바로 매매하는 게 괜찮을까요?

A. 저는 발표 직후 즉각적인 매매를 하지 않는 편입니다. 발표 후 30분~1시간은 시장이 숫자를 소화하면서 방향을 잡는 구간이라 변동성이 극단적으로 커집니다. 이 구간에서 충동적으로 움직였다가 손실을 본 경험이 있어서, 지금은 그 반응을 지켜보고 방향이 어느 정도 잡힌 뒤에 판단하는 방식을 씁니다.

Q. 제조업 PMI와 서비스업 PMI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한가요?

A. 미국 경제는 서비스업 비중이 GDP의 70~80%를 차지하기 때문에, 순수하게 경기 전체를 보려면 서비스업 PMI가 더 중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제조업 PMI는 글로벌 수요와 공급망 상황을 먼저 보여주기 때문에, 두 지표를 같이 보는 게 훨씬 낫습니다. 어느 하나만 보면 경기 그림이 절반만 보이는 셈입니다.

Q. 고용지표와 PMI 외에 함께 봐야 할 지표가 있나요?

A. 저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소매판매지수를 함께 챙깁니다. CPI란 소비자가 구매하는 상품과 서비스 가격의 변화를 측정하는 지표로, Fed의 금리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고용과 PMI가 같은 방향을 가리키더라도 CPI가 반대 방향을 보이는 경우에는 금리 전망이 달라질 수 있어서, 세 지표를 묶어서 보는 습관을 들이면 판단이 더 정교해집니다.

지표를 챙겨보기 시작한 이후 가장 크게 달라진 건 "뉴스에 휘둘리지 않게 됐다"는 점입니다. 발표 전에 시나리오가 어느 정도 그려져 있으면, 헤드라인이 자극적으로 나와도 그게 이미 예상 범위 안인지 밖인지 구분할 수 있습니다. 아직 지표를 제대로 챙겨보지 않고 있다면, 우선 ISM PMI 발표일과 NFP 발표일만이라도 캘린더에 표시해두는 것부터 시작해보시길 권합니다.